기독일보에 따르면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손인웅 목사)은 2일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67회 공개 세미나를 열었다. 주제는 ‘하나님 나라와 문화’로, 대중문화와 영화라는 구체적인 영역을 통해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과제를 살피는 발제가 이어졌다.

첫 발제자인 이길용 서울신대 부총장은 영국 학자 데이비드 치데스터(David Chidester)의 종교 이론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BTS)과 한국 개신교회의 현실을 비교했다. 이 부총장은 스타디움과 온라인 플랫폼, 응원봉과 포토카드, 음원 순위를 위한 소비와 기부 같은 팬덤 활동이 각각 성소, 성물, 나눔의 기능을 하며 일종의 ‘대안적 영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것이 상업적 플랫폼에 기반한 기획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이 부총장은 한국 교회가 구역 모임, 통성기도, 부흥회, 안수와 헌금 등 강한 신체적 경험의 기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대형 교회 중심의 폐쇄성과 기복적 경향 때문에 청년 세대에게 울림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문화를 무조건 정죄하거나 흥행 기법만 빌리는 태도에서 벗어나, 교회의 자원을 지역 사회와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나누는 ‘자기 비움’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 강진구 고신대 교수는 프란시스 쉐퍼(Francis Schaeffer)의 기독교 변증학을 토대로 ‘기독교 영화학’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영화를 단순히 가려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 속 세계관을 분석하며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콘텐츠 제작까지 아우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평신도 전문가가 동역자로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기독교 세계관 전문가의 핵심 역량으로 신앙의 언어와 세상의 언어를 모두 구사하는 ‘이중 언어’ 능력을 꼽았다. 작품에 찬반을 밝히기에 앞서 작가의 사상과 시대 상황, 예술성을 객관적으로 살피는 비평이 선행돼야 하며, 선정적 상업주의에 영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독교 대학에 기독교 영화학을 독립 또는 연계 전공으로 두고, 미디어 전문 교역자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